교장 선생님

엉뚱한 미술이 무엇일까요?

엉뚱 미술교육은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단순한 미술 학습 과정이 아닌 ‘나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알아가고, 어떤 것이 창조적인 미술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 과정이다.

‘엉뚱한 미술’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조금은 눈치를 챘을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이 ‘엉뚱하다’는 말은 ‘무언가 다르다’, ‘독특하다’, ‘삐딱하다’ 등을 연상하게 합니다. 생각해 보면 미술의 역사는 엉뚱한 생각을 한 예술가들의 역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화사적인 관점으로 ‘엉뚱하다는 것’은 사물과 세상에 대한 창의적인 호기심의 발동일 때가 다반사이고 이 호기심의 발동이야말로 예술의 원천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런 사람이었고 라파엘로, 미켈란젤로가 그랬습니다. 벨라스케즈, 고야, 터너, 앵그르, 다비드, 쿠르베, 도미에, 마네, 모네, 피사로, 드가, 고흐, 고갱, 쇠라, 시냐크, 세잔, 피카소, 마티스, 모딜리아니, 클림트, 실레, 리베라, 프리다 칼로, 잭슨 플록, 앤디 워홀, 바스키아….이 셀 수 없이 많은 예술가들이 엉뚱한 호기심을 멈추지 않은 괴짜들이었습니다. 이들 모두는 교사가 가르쳐주는 방식대로 생각하고 그리는 것을 엉뚱한 저항으로 의심했거나 아예 거부한 ‘엉뚱한 반항아’들이었습니다.

요컨대 미술의 본질이라는 것이 저항 정신의 발로이고, 원천적으로 호기심의 발동이며, 정신적으로 역동적 활동이라면 그 바탕에는 ‘엉뚱한 창의성’이 떠받치고 있는 것입니다. 어디 예술 뿐 이겠습니까? 엉뚱한 창조활동과 창의적인 통찰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이기와 삶의 질은 없었을 겁니다. 미술도 우리 주변 환경의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선택하고 해석하고 정의하며 재구성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필연적이고도 ‘엉뚱한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엉뚱한 미술의 학습 과정이 무언가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고 기본을 뛰어 넘는’ 발상이나 기법에만 역점을 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기본에 충실하고 기초적인 조형원리와 인문적인 정신과 가치 학습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창의성과 예술성은 기본에 충실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엉뚱 미술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삶과 다양한 요소들을 기본적 관점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며 또한 ‘다른 관점으로’ 통합해 보면서 조화로운 하모니와 새로운 조형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학습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 엉뚱 미술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계획과 마음가짐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세상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지니고 있는 어린 아이들은 사물을 관찰하고 상상하고 색칠하며 둥근 것을 만들고 거친 것을 만지고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의 잠재력과 취향과 창의성을 키워나갑니다. 나는 이 모든 것들이 이 엉뚱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실현된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단순한 미술 학습 과정이 아닌 ‘나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알아가고 어떤 것이 창조적인 미술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 과정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